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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내가 하고 싶다고 말은 하면서 잘 안하게 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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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왜 책도 안 읽히고 글도 안 써지는 걸까. 그런걸 해보려고 1800짜리 테이블도 마련 했건만. 앞 페이지만 읽은 책 몇 권과 맥북, 다이어리가 테이블 한 가운데 있지만 펼치지 않고 영원히 아이패드만 켜게 돼...

심지어 아이패드는 두 개나 있는데, 비교적 최근에 산 아이패드에서 넷플릭스 로그인이 안돼서(이유는 모름) 두 개를 번갈아 가면서 보고 있다. 좀 바보같아 보인다.

대출 원리금을 생각하면, 집에서 더 많은 시간, 더 생산적인 일을 해야 본전(?)을 뽑는거 아닌가. 왜 나는 집을 놔두고 이 더운 날에 20분을 걸어서 좁은 카페에 와 있나. 물론 여기는 집에 없는 커피도 있고 인테리어도 더 예쁘고 좋은 음악도 흐른다. 커피와 음악이야 집에서도 가질 수 있지만, 내 노동이 들어가는 건 왜 매력적이지 않은걸까. 남이 내린 커피, 남이 엄선한 플레이리스트가 훨씬 맛있고 달콤한 것이다.

사실은 나는 집에 별로 애착이 없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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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가려던 카페가 예상에 없던 휴무인 바람에, 한 번도 안 와본 카페에 들어왔다. 그저께 지나가다가 한 번 가봐야지 점 찍어둔 곳으로 아담하고 나처럼 혼자 이용하는 손님, 동반자가 있는 손님으로 가득 차있다. 테이블과 의자가 편하고 음악도 좋고 무엇보다 커피가 맛있다. 혼자 이용하기 편한 테이블이 많아 더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원래 가려던 카페보다 조금 더 넓어서 뭔가 마음도 놓인다(?). 밖은 최고 온도, 최고 습도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서 한 두어시간 보내고 나면 저 밖으로 다시 몸을 내놔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애초에 여기까지 어떻게 왔나. 아직도 올 때 흘린 땀이 안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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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유급포상휴가를 받았다. 여유를 가지고 선택한 일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디 여행을 계획하기에도 촉박했고(사실 여행 별로 안좋아), 짧게 계획한 근교 나들이 같은 것들도 일어나면 귀찮아져서 그냥 집에서 뒹구르며 보내고 있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안 하면 손해 아닌가? 이게 얼마만의 휴가다운 휴가인데, 이렇게 흘려보내도 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지만 귀찮음이 모든 것을 이긴다. 그래도 책 한 권 정도는 꼭 다 읽고 가야지. 몇 달째 읽고 있는 '증언들'을 완독하고 집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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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어제 저녁에 해먹다가 후추를 통으로 쏟은 바람에 못 먹게 된 버섯 파스타다. 후추를 다 버렸으니 새로 사가야지. 통 후추가 왕창 쏟아진 광경을 찍어 놓을걸. 너무 황당한 일이 벌어지면 화도 안나고 그냥... 이런 일도 있는구나 싶다. 허허.

#daily #ess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