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1년 전쯤 쓴 일기를 펼쳐봤다. 그 때도 정확히 지금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더라. 그 때와 비교해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느낌이다.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메타인지가 박살이 났다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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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진짜 하고싶은 일을 알고 싶다면, 먹고 살 걱정 없는만큼의 돈이 있다면 무슨 직업을 갖고 싶은지 생각해보라고 하는데. 진짜 문제는 그런 가정 자체가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도 않을뿐더러 그려진대도 하고 싶은 게 뭔지 진짜로 안 떠오른다는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은 수만가지 있지. 내가 지금 돈을 벌기 위해 회사에서 하고 있는 모든 종류의 일을 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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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기 싫은 일은, 제안서 쓰기. 그 제안서로 PT하기. PT하고 질의응답하기. 클라이언트와 소통하기. 얼탱이 없는 요구를 하는 클라이언트 설득하다가 끝내 지기. 성의 없는 응답 데이터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인사이트 꾸며내기. 클라이언트가 원하는대로 데이터 해석해주기. 자기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보고회 자리에서 박차차고 나가는 클라이언트 쳐다보기. 모든 전화와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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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성과, 혁신, 발전, 연봉 상승을 위해 저 멀리 멀리. 나는 그냥 안주만 하고 싶은데. 실은 그게 아닐지도? 아니야, 나는 정말 이 정도도 문제 없어. 그런데 조금 더 생기가 도는 인생도 궁금하기는 해. 생기가 돈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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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부터 바꾸기. 이럴 때일수록 몸부터 바꿔야 한다. 외부 상황을 바꾸는 건 내 뜻대로 되지 않고 난이도가 매우 높다. 내가 자꾸 식단과 운동 계획을 짜는 이유는 그게 유일하게 통제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내가 주도권을 갖고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은 오로지 나 자신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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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바꾸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순위대로 작성
- 충분한 수면시간 확보하기. 특별한 일이 없다면 7~8시간 정도 자기. 웬만하면 12시 전에 잠들기.
- 하루의 첫 식사는 무조건 양질의 단백질과 식이섬유로 지정하기. 정제 탄수화물 배제하기.
- 주 4회 이상의 근력운동으로 하반기 동안 골격근량 2kg 증량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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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양질의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섭취하기 위해 달걀과 키위를 사왔다. 키위를 내 돈 주고 사보는 것은 (아마도) 처음이다. 내일 아침이 기대된다. 생기가 돈다는 건 이런 것인가?